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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뉴스

농심 시총을 넘은 삼양식품! 과거 공중분해될 뻔했던사건

by 델몬 2025. 2. 26.

목차

    라면의 시초 삼양라면

     

    라면 업계의 오랜 1인자였던 농심을 제치고, 삼양식품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대박으로 삼양식품의 수출은 급증하고 있으며, 주가는 연일 상승 중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삼양식품은 과거 한 차례 공중분해될 뻔한 공업용 우지 사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잠시나마 필자도 삼양식품 주식을 보유한 적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보니 우지사건을 알게 됐습니다. 1989년, 삼양식품은 "공업용 쇠기름 라면" 사건으로 인해 시장에서 거의 퇴출될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당시 경쟁사였던 농심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었습니다.

    그렇다면, 공업용 우지 사건이란 무엇이었고, 삼양식품은 어떻게 부활했을까요?

     

    사건 개요: 1989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라면 파동

    1989년 11월 3일, 검찰은 삼양식품, 삼립유지, 서울하인즈, 오뚜기식품, 부산유지 등 5개 업체가 공업용 우지를 사용했다며 대표 및 실무자 10명을 구속했습니다. 언론은 이를 "공업용 쇠기름 라면"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1995년 7월, 5년 8개월간의 재판 끝에 서울고등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법원은 "우지는 기존 식생활 관행과 사회적 통념상 식용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삼양식품 등 해당 기업들은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뒤였죠.


    우지 사용은 왜 문제가 되었나?

     1. 미국에서 ‘비식용’으로 분류된 우지 사용

    • 검찰이 문제 삼은 것은 ‘Top White Tallow’와 ‘Extra Fancy Tallow’ 등급의 우지
    • 미국에서는 우지를 1~16등급으로 나누는데, 1등급만 식용으로 지정.
    • 그러나 미국에서도 2~3등급의 우지는 정제 후 식용으로 사용되었고, 이는 일반적인 국제 기준
    • 삼양식품은 20년 동안 정부의 추천을 받아 우지를 사용해 왔고, 팜유보다 비싼 우지를 사용하고 있었음

     2. 법 개정으로 돌변한 정부 입장

    • 1988년까지 우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1989년 1월부터 새롭게 개정된 식품공전 규정이 적용되면서 논란이 발생
    • 보건사회부는 “비식용 우지를 수입한 것은 법 위반이지만, 이를 정제하여 생산한 라면은 안전하다”고 발표.
    • 하지만 검찰과 시민단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우지 자체의 사용을 문제 삼아 업체들을 강력하게 처벌하길 원함

    타격을 입은 업체들의 상황

     1. 삼양식품 - '라면 왕국'의 몰락

    • 1988년 기준 삼양식품의 시장 점유율: 31%
    • 그러나 사건 이후 10%로 급락, 매출 손실 수천억 원
    • 100만 박스 이상의 라면을 폐기, 직원 3,000명 중 1,000명 이직
    • 이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기업 존폐 위기를 겪음

     2. 부산유지 - 결국 부도 후 해산

    • 우지를 원료로 사용했던 부산유지는 사건 직후 부도 처리,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짐

     3. 삼립유지 & 서울하인즈 - 경쟁사에 시장을 내줌

    • 마가린과 쇼트닝을 제조하던 이들 업체는 롯데삼강에게 시장을 넘겨줌

    가장 큰 이득을 본 업체는 누구인가?

    사건 이후 라면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1. 농심 - 유일한 승자

    • 1989년 당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은 약 40%
    • 그러나 삼양식품이 무너진 사이 90년대 초반 70% 이상으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
    • 현재까지도 대한민국 라면 시장의 1위 업체로 자리 잡음

     2. 롯데삼강 - 유지 시장 장악

    • 사건 이후 마가린·쇼트닝 시장에서 삼립유지, 서울하인즈가 몰락
    • 롯데삼강이 국내 유지(기름) 시장을 사실상 독점

    이 사건은 음모였을까?

    사건을 둘러싼 몇 가지 의문점을 살펴보자.

    1. "공업용 우지"라는 단어의 문제

    • 우지는 기본적으로 정제 후 식용으로 사용되는 원료였다.
    • 검찰과 시민단체는 이를 "공업용 쇠기름"이라고 칭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했다.
    • 그러나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우지를 정제하여 식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2. 타이밍과 법 개정의 수상함

    • 1988년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던 우지 사용1989년 1월 법 개정 이후 갑자기 문제가 됨
    • 법 개정 직후 기업들을 기소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빠름

    3. 농심과 롯데의 수혜 - 경쟁사 제거?

    • 사건 이후 삼양식품은 시장 점유율을 잃고, 농심이 독주 체제를 구축
    • 삼립유지와 서울하인즈의 몰락으로 롯데삼강이 유지 시장을 장악
    • 당시 농심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얻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

    4. 언론 플레이와 검찰의 과잉 대응

    •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보도가 끊임없이 이어짐
    • 언론은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공업용 쇠기름 = 유해한 물질"이라는 프레임을 형성
    • 검찰 역시 전문적 검토 없이 기업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려 했음

    결론: 음모론일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

    • 당시 상황을 보면 삼양식품을 비롯한 업체들이 의도적으로 제거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 있다.
    • 그러나 명확한 증거 없이 농심이나 롯데가 개입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 다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 라면 및 유지 시장에서 특정 기업들이 압도적인 이득을 본 것은 사실이다.

    마무리 - 한국 기업 역사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건

    라면 공업용 우지 사건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사건 이후 삼양식품은 오랫동안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 농심은 이를 기회로 삼아 90년대 이후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 롯데삼강은 유지 시장을 차지하며 업계 강자로 떠올랐다.
    • 그러나 검찰과 언론의 과잉 대응으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다.

    오늘날 삼양식품의 반격?

    현재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성공으로 해외에서 다시 성장 중이다.
    하지만 만약 1989년의 사건이 없었다면, 한국 라면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